아빠의 어린시절 학교 앞 간식
옛날 얘기 좀 들어볼래? 아빠가 초등학교 다니던 1970~80년대엔 말이지, 학교 끝나면 친구들이랑 학교 앞 문방구나 간식 노점에 모여서 참 많이 웃고, 많이 먹었단다. 달고나 하나 만들겠다고 철판 앞에서 숨죽이던 그 시간, 바삭한 풀빵 한 봉지에 온기가 돌던 겨울, 그리고 손바닥만 한 오란다 하나면 하루가 든든했지. 요즘 친구들은 모를 그 정겨운 간식들, 하나하나 다시 떠올려 보자꾸나.
달고나: 단맛 속 추억 한 스푼
달고나는 말이지, 설탕을 국자에 넣고 녹이다가 조금의 소다를 넣으면 말이야, 부풀어 오르면서 노릇노릇한 과자가 되는 거였단다. 그걸 철판 위에 살짝 눌러 모양 틀로 별, 하트 같은 걸 찍어주는 거지. 모양 안 부수고 잘 떼어내면 공짜로 하나 더 주는 집도 있었단다. 아빠는 그거 하나 성공하려고 땀 뻘뻘 흘리며 바늘로 조심조심 파고 또 파고 했지. 달고나 앞엔 늘 친구들이 둘러앉아서 응원도 하고 놀리기도 하면서 참 따뜻한 풍경이었단다. 요즘은 ‘달고나 커피’니 뭐니 하면서 다시 유행이라지만, 그때 그 맛은 달라. 그땐 마치 보물처럼 소중했던 간식이었거든. 입에 넣으면 사르르 녹는 그 단맛, 그리고 손가락이 끈적해질 때까지 깨작깨작 먹던 그 시간… 참 소중했단다.
풀빵: 겨울이 되면 생각나는 간식
겨울 되면 어김없이 학교 앞에 등장하던 게 바로 이 풀빵이었어. 요즘 친구들은 호빵이나 붕어빵을 많이 알 텐데, 아빠 때는 이 동글동글한 풀빵이 최고 인기였단다. 작은 틀에 밀가루 반죽을 넣고 팥소를 살짝 얹은 다음 위에 다시 반죽을 덮어서 동글동글하게 익히는 방식이었지. 하나에 몇십 원이면 살 수 있었고, 그 김 모락모락 나는 풀빵을 종이봉투에 담아 손에 쥐고 다니면 세상이 다 가진 것 같았단다. 손 시린 겨울날, 주머니에 손 넣고 친구랑 풀빵 나눠 먹으면서 수다 떨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해.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럽고 달콤한 그 풀빵 하나면 배도 마음도 꽉 찼었단다. 요즘 아이들도 한번쯤은 먹어봤으면 하는 그런 간식이야.
오란다: 씹을수록 고소한 그 맛
오란다는 말이지, 지금처럼 봉지에 포장된 과자보단 더 정겨운, 손수 만든 과자였단다. 쌀튀밥을 엿으로 버무려서 네모나게 자른 간식인데, 보기엔 단순해도 맛은 꽤 깊었어. 한 입 씹으면 바삭하면서도 찐득한 식감, 그리고 고소한 맛이 퍼졌지. 어떤 날은 엄마가 집에서 만들어주시기도 했는데, 잘 식혀야 잘 잘라진다고 기다리는 시간이 참 길게 느껴졌단다. 학교 앞에서는 신문지나 종이봉지에 넣어 팔기도 했는데, 그거 하나면 입 심심할 틈이 없었어. 요즘처럼 다양하고 화려한 간식은 아니지만, 진심이 담긴 수제 간식이었지. 오란다 특유의 질감 때문에 이 나이 먹고도 문득 생각나는 간식 중 하나란다.
요즘은 편의점만 가도 뭐든 다 살 수 있지만, 아빠 때는 이런 소소한 간식 하나하나가 진짜 보물이었단다. 달고나 하나로 친구들이랑 웃고, 풀빵 하나에 따뜻함을 느끼고, 오란다 한 조각에 가족의 정을 느꼈지. 간식은 단순히 먹는 게 아니라, 함께 나누고 기억되는 이야기야. 너도 언젠가 네 간식 이야기를 아이한테 들려줄 날이 올 거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