90년대 초, 중학교 시절 나는 학교 슬리퍼를 문방구에서 샀다.비닐 냄새가 나는 싸구려 슬리퍼였다. 며칠만 신어도 발등을 잡아주는 끈이 끊어져서 호치키스로 박거나 본드칠을 하고,심지어 피스를 박아서 고정해 신곤 했다.이상하게도 그게 유행이었다.“야, 네 슬리퍼 몇 피스 박았냐?” 하며 서로 웃던 시절이었다. 그런데 말이다,있는 놈의 자식들은 달랐다.아디다스, 나이키 로고가 박힌 정품 슬리퍼를 신고 다니며 반짝이는 로고를 뽐냈다.그게 그렇게 부럽고 멋져 보였다.그래서 하루는 그 친구에게 말했다.“야, 한 번만 신어보면 안 되냐?”그 친구는 능글맞게 웃으며 말했다.“오백 원.”나는 주머니를 탈탈 털어 오백 원을 건네고,그 슬리퍼를 신어봤다.…와, 세상에 이렇게 푹신할 수가 있나.그날 이후로 그 친구는 슬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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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025. 11. 6. 18:40