아버지월급날에 노랑통닭
어렸을 적, 아버지의 월급날은 우리 가족에게 작은 명절이었다.그날만큼은 평소보다 일찍 집 앞 대문에 나가 아버지를 기다리곤 했다.어둑해진 골목길 끝에서 들려오는 낯익은 구두 소리, 그리고 손에 들린 노란 종이봉투.그 안에는 늘 바삭한 냄새를 풍기던 통닭 한 마리가 들어 있었다. 아버지가 “우리 아들들 기다렸지?” 하며 웃으실 때면그동안의 하루 피곤이 한순간에 사라지는 듯했다.식탁 위엔 김이 모락모락 오르고,엄마는 가위를 들고 통닭을 먹기 좋게 잘라주셨다.우린 서로 다리 하나라도 더 먹겠다고 웃으며 다투었고,기름 묻은 손으로 먹던 그 맛은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.그때는 몰랐다.그 한 마리 통닭에 아버지의 한 달 고생과 사랑이 담겨 있었다는 걸.지금 돌이켜보면, 그 시절의 통닭은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‘가족의..
쏘쿨의 추억의 끄적거림
2025. 11. 6. 12:02